2013. 2. 25. 13:36

요즘 행복한 마음으로 보고 있는 <아빠! 어디가?>라는 예능 프로그램.

TV가 없는 관계로, 일요일만 되면 이 프로그램이 업로드되길 기다렸다고 보고,

주중에는 귀여웠던 부분을 돌려보면서, 다른 사람들의 의견들을 보면서, 기다림을 반복하고 있다.

이게 뭐하는 짓을 하고 있는 것인지 의아하다가도, 나도 모르게 이러고 있다. ^^

 

이번주에 누구보다 빛난 것은 준이었다.

아빠인 성동일이 일 때문에 늦자, 매니져와 함께 커피숖에서 아빠를 기다리는데,

8살짜리가 커피숖에 무진장 잘 어울려서 깜놀~ㅎㅎㅎ

"아메리카노 샷추가"를 주문해야할 것 같은 차도남 분위기가 참...^^

게다가 매니져가 틀어준 만화영화를 엄청 집중해서 보는 모습.

인강으로 열심히 공부하는 어른들도 그렇게 집중해서 화면을 보지는 못할꺼다.

 

준이는 나서지 않는 성격이라 비중이 적은 편에 속하는데,

이번에 담력 테스트를 하면서 부드러운 리더십을 발휘하는 모습이 보여 좋았다.

사실 준이의 리더십이 올바른 리더십이거든. 지시만 하는 게 아니라, 함께 할 수 있도록 유도하는 것.

정말 준이의 진가가 발휘된 에피소드였던 것 같다.

 

그런데 방송 후, 민국이에 대해 무분별하게 두둔하는 사람들의 모습을 보면서

오히려 그런 사람들이 민국에게 도움이 안된다는 생각이 들었다.

방송을 보면서 민국이가 많이 나아졌다는 생각을 했었는데, 그 사람들 때문에 괜한 반감이 생기니까.

 

아이가 겁이 많은 것은 잘못이 아니다. 그럴 수 있다. 그것이 잘못된 것은 아니다.

하지만, 자기는 안 했으면서 같이 한 것으로 해달라는 모습은 잘못된 것이다.

그러나 민국이를 두둔하는 사람들은 그 부분을 편집하지 않았다며, 제작진을 탓하고 있다.

아빠들과 함께 보물상자를 열어볼 때도 민국이가 제일 먼저 열어보려 하는 장면도 좀...

함께하지 않았으면서 공은 같이 공유하려는 모습은, 잘했다고 할 수 있는 것이 아니니까.

그 아이를 두둔할 것이 아니라, 무섭지만 함께 용기를 낸 세 아이들을 칭찬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생각한다.

민국이를 무분별하게 두둔하는 사람들 때문에 민국이가 더 욕먹는 것 같아서 안타깝다.

 

폐가로 가는 길에 민국이가 아이들을 잘 인솔하지 않았느냐고 말하는 사람들이 있다.

그들은 아이들이 형을 믿고 어두운 길을 간 게 아니겠냐고 말한다. 난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다.

그 길은 아이들만 보낸 게 아니다. VJ 어른들과 함께 가는 길이다.

그러나 폐가에는 무인카메라만 있었다. 세 아이들은 무섭지만 함께 의지하면서 그곳에 들어간 것이고,

민국이는 밖에서 VJ 어른들과 함께 있었던 것이다.

그리고 아이들이 과연 민국이를 형으로 생각할까? 아이들이 항상 민국이를 달래는데? ^^;; 지아의 맘속 순위만 봐도...

민국이를 두둔하는 사람들은 요점을 피해서 본인들이 보기에 좋은 점만 보고 있다.

나는 아이들과 무슨 활동을 할 때 민국이같은 아이가 있으면, 나머지 아이들이 알아서 가만히 있는 것을 많이 봤다.

민국이는 아이니까 괜찮다는 사람들은, 다른 아이들이 리더십을 발휘할 기회는 소중하게 생각하지 않는 것일까?

자신의 아이가 나머지 아이들의 입장이 된다해도 그렇게 두둔할 수 있을까?

 

나는 개인적으로 축구에서 공격수보다 수비수를 응원한다.

여러번 기회를 놓쳤다가 한 골 넣으면 영웅이 되는 공격수보다,

여러번 공을 막았다가 한 골 먹으면 죄인이 되버리는 수비수를 응원한다.

묵묵히 자기 할 일을 하고 정말 위기가 왔을 때 발휘되는 것이 진짜 리더십이니까.

모든 것이 이뤄져있는 상황에서 남에게 지시하고 이끄는 것은 단지 자기중심적인 성격일 뿐이다.

요즘 축구하는 아이들의 부모들이, 자신의 아이들은 꼭 공격수로 시켜달라고 한다는데,

그런 부모들과 민국이를 두둔하는 사람들의 모습이 겹쳐지는 것은 어쩔 수 없다.

 

앞에서 잠깐 언급했듯이, 이 프로그램은 계속 돌려보게 된다.
그런데 김성주 부자의 장면은 처음엔 흐름상 보게 되지만, 돌려볼 때 그들 부분은 넘긴다.

그 부자를 두둔하는 사람들은 말한다. "예능인데 재미만 있으면 되지, 보기싫으면 보지마"

내가 우리나라 예능을 멀리하게 된 이유는, 이런 사람들이 많아졌기 때문이다.

상대에 대한 예의나 배려없이 재미만 찾는 사람들이 있기에 예능은 그런 부분에만 초점을 맞춘다.

이기적인 "나만 아니면 돼"라는 유행어가 퍼졌을 때는 정말 할 말도 없었다.

아이들이 그런 것을 보면서, 순수하고 유쾌한 장난이 아닌 남을 밟고 올라서는 장난을 치기 때문이다.

어른들 중에도 남을 깎아내리고 놀리면서 웃기려 하는 사람들이 있는데, 그것이 요즘의 재미인가 보다.

 

그나저나 후가 시장에서 사먹은 통닭은 공금 3만원으로 먹은 게 아니겠지?

전에 후에게 달걀 6개 다 먹인 장면은 정말 아니다 싶었기 때문에 괜히 걸리더라~^^;;

잘 먹어서 더 귀여운 후인데, 식탐 많은 아이로 비춰지지는 않았으면 좋겠다~

 

무엇보다 벌레와도 친구가 되는 준수는 진짜 딱 그 나이의 장난꾸러기로 보여 볼 때마다 흐뭇하다.

두눈 꽉 감고, 벌레랑 "무궁화꽃이 피었습니다"를 하다니.. 정말 그 장면에서 어찌나 웃었던지~ㅎㅎㅎ

그렇게 천상 어린아이 같다가도, 후와 함께 지아를 지켜주는 장면에서는 또 상남자 기질이..^^;;

이제 슬슬 한글 배우고 있다는데, 과연 아빠 이름을 "이종혁"으로 쓸 것인가, "이조녁"으로 쓸 것인가, 기대된다.

 

정말 몇번을 돌려봐도 늘 새로운 아이들의 사랑스러움~

다음주가 벌써 기다려지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