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 1. 20. 09:38
언제 말을 할 수 없을지 몰라, 기억이 온전할 때 작별인사를 하고 싶습니다. 나는 결코 이 병에 굴복하지 않을 것이니, 변함없이 나를 사랑하고 이해하되, 결코 동정하지는 말아주십시오.
- 찰턴 헤스턴(Charlton Heston, 알츠하이머병을 앓고 있던 영화 <벤허>의 주인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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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빠는 돌아가실 때 의식이 없었다. 사경을 헤맨다는 표현의 의미를 그 때 알았다.
초점 잃은 눈, 헐떡이며 괴로워하는 숨소리...
밤부터 새벽을 지나 아침까지 이어져 10시간이 넘었던 아빠와 나, 둘만의 그 시간 중,
아빠의 정신이 아주 잠깐 돌아온 적이 있었다.
부모 잘못 만나 고생한다는 말로 시작되었던
떨리는 목소리, 그 눈빛, 내 손을 꼭 잡았던 그 마지막 힘을,
나는 아직도 잊을 수가 없다.
아니, 평생 잊지 못할 것이다.
"아빠가... 미안해... 아빠가... 정말 미안해... 우리 딸내미... 우리 공주... 정말 미안해...
지금 다 말해야하는데... 미안하단 말 밖에 할 수가 없어서... 그래서 미안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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