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 12. 31. 14:35

얼마 전, 서태지와 아이들 출신 이주노가 20살도 넘게 차이나는 여성과 결혼한다고 발표했고,

그에 대한 관련 기사가 계속 나왔었다.

일부는 그를 능력자라며 치켜세우고, 일부는 징그럽다며 고개 돌린다. 물론, 나는 후자에 해당한다.

띠동갑도 징그러운데 무려 20살 이상 차이 나다니... 아빠를 생각하면 정말 그런 결혼을 할 수는 없다.

그렇게 결혼한 남자들은 딸을 낳아서, 자신과 두 세살 차이나는 사위를 맞이하면 된다.

 

대학시절 10살 정도 차이나는 남자와 사귀던 동기가 있었다.

요즘은 대학생들이 명품을 들고 다니는 풍경이 흔하지만, 얼마 전까지만 해도 많지 않았었는데,

그 동기는 항상 남자친구가 사주는 명품을 가지고 다녔고 항상 그 남자친구의 차로 이동했다.

별로 친한 사이가 아니었기 때문에 직접 말을 하지는 않았지만,

그 동기를 걱정하는 친구들이 또래를 만나 대학생이 할 수 있는 풋풋한 사랑을 하기를 권유했으나,

이미 편안함에 익숙한 그녀를 설득한다는 것은 역부족이었으며,

그 후, 비슷한 사람들(나이 차 많은 연인들)끼리 어울리다가 졸업 후 바로 결혼을 했다고 한다.

 

지금은 나가지 않는 모임이지만, 어느 모임에 띠동갑 정도의 아내와 사는 남편들이 있었다.

워낙 나이 차 많은 커플을 싫어하긴 하지만, 좋은 부부도 있을 것이라 생각하고, 되도록 좋게 보려고 했다.

하지만, 결국 더 안 좋은 이미지만 가지게 되었다.

나이 차가 많은 부부들의 남편들은 하나같이 부인의 말에 순종(?)했다. 또한 싸울 때보면 가관이었다.

10살도 넘는 남편에게 !!”는 기본인 그녀들을 보면서,

남편보다 어리지만 자기보다는 나이가 많은, 남편의 지인들을 막 대하는 걸 보면서, 남편들이 한없이 불쌍해보였다.

 

어느 날, 그 남편 중에 한 사람이 나한테, 자기 부인에게 언니라고 부르는 것을 권유했다.

친척도 아니고 나보다 한참 어리며, 잘 모르는 사람에게, 언니라고 해야 하냐며 거절했다.

나중에 알고 보니, 남자들은 다들 자신을 형수라고 부르며 대우해주는데, 나만 “00라고 부른 게 거슬렸다고 한다.

그래서 그 남편은 어린 부인의 응석을 받아주고, 화를 풀어주기 위해 나에게 그렇게 권유했던 것이었다.

 

연하남 관련 글에서 언급했듯이, 자기 연인의 나이를 자신의 나이로 착각하는 부류처럼

한심한 사람들은 없고, 그것을 두둔하는 상대방 역시 한심하게 느껴진다.

그 모임에 나가지 않게 되기까지, 난 그녀를 형수라고 지칭했다.

 

물론, 잘 살아가는 사람들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내가 겪어본 나이 차가 큰 커플들에게 받은 인상은 거의 다 저랬기 때문에

앞으로도 곱게 보이지는 않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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