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 11. 19. 11:11

16살 나이차의 결혼으로 세계적인 이목을 집중시켰던, 데미무어와 애쉬튼커쳐 커플이 결별했다는 소식을 들었다.
이들의 결혼의 특징은 연상남과 연하남이라는 것도 있었지만,
이혼녀와 미혼남이라는 부분도 있었다. 관련기사들에 이어질 댓글들은 뻔했다.
"연하남은 결국 어린 여자를 찾아가게 되어 있다."류의 글들...
예상대로 그런 댓글들이 가득했고, 민망해서 옮기지 못할 글들도 많았다.

 

남자들은 20살 넘게 차이나는 어린 여자들과 커플이라면 능력자라고 하면서,
여자가 대여섯살 연상이어도 더러운 글들이 넘치는 게 현실이다.
연상녀를 좋아해보거나 사귀어 봤으면서 그런 글을 쓰는 남자들은 이미 사람이 아니고,
그런 경험이 없으면서 그런 글을 쓰는 남자들은 연상녀의 마음을 닫게 만든다.

 

데미무어만큼 파격적인 나이차는 아니었지만, 가끔 연하남에게 고백을 받는 경우가 생긴다.
몇 번의 거절에도 포기하지 않고 잊을만 하면 고백했던 연하남과 사귀었던 적도 있다.
하지만 고백을 받았을 때 선뜻 그 고백을 받아들이기 어려운 것은,
남자들의 속마음을 표현하는 것이 저런 댓글일 것이란 생각이 어느정도 있기 때문이다.
즉, 남자들이 쉽게 말하는 "연하남이 연상녀를 만나는 이유들" 때문에
연하남의 고백은 일단 거절하고 본다.

 

 

내 돈 안 써도 된다?

난 연상남을 만나더라도 더치페이가 편하다. 딱 반씩 낸다는 게 아니라, 내가 밥사면 상대가 술사고, 뭐 이정도...
남자들 중에는 무조건 남자가 사야된다는 사람들도 있고,
그것을 자존심 건드는 것이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있어서 조심스럽게 한다.
그래서 연하를 만나더라도 별 차이가 없다. 좀더 편하게 더치페이를 하게 되는 것 뿐이다.
물론, 내가 사회인이고 상대가 학생일 때, 누나 동생 사이로 시작했다면,

초기에는 내가 더 부담하는 경우도 있지만,

연하남은 누나에게 남자로 보이고 싶은 마음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점차 비슷해진다.

 

스킨십에 자유롭다?

주변에 서른 넘어서도 스킨십에 거부감이 있는 여자들 의외로 많다.
남자들의 이런 생각이 얼마나 기분 나쁜지 그들은 모를 것이다. 그냥 말그대로 쉽게 생각하는 것이니 말이다.

 

나이많은 사람들에게 반말 할 수 있다?

이건 진짜 황당했다. 난 연하랑 사귀어도 연하가 "너"라고 하는 건 싫다.
오빠랑 사귀면 오빠인데, 왜 누나랑 사귀면 너가되는 건지 잘 모르겠다. 

사귀는 사람끼리는 애칭이 있는 경우가 많다. 애칭으로 하면 되지, 굳이 나이에 따라 호칭을 바꿀 필요는 없다.
철없는 연하남들(실제로 연상녀랑 사귀어봤는지 모르겠지만)이 누나를 사귀면 누나 친구들,
혹은 선배들에게 반말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 게 정말 웃겼다.
예전에 선배랑 사귀는 새까맣게 어린 여자애가 어느순간부터 나한테 반말한 경우가 있었는데,
진짜 황당했고, 둘이 헤어졌을 때 선배에게 축하주 한잔 샀다.
남녀를 떠나, 자기의 나이를 상대의 나이로 착각하는 건 정말 유치한 발상이다.

 

엄마같이 이해심이 넓다?

이거.. 진짜 싫다.

연하는 아니었는데 마마보이를 만났던 경험이 있어서, 이건 정말 아주 진짜 싫다.

 

바람을 피우지 않는다?

많이 의식이 바뀌었다고 하지만, 남자친구가 연하라고 하면 10명 중 8명은 그만 만나라고 한다.
위에서 언급한 생각들을 가졌을 것이라 생각하면서 연상남을 소개해준다는 경우도 있고,
어느 날 갑자기 친구를 데리고 와서 만나보라고 하는 사람들도 있었다.
연하남 남자친구가 있다고 하는 것은, 남자친구가 군대에 있다는 것처럼 생각되어지는 것 같다.
결국 헤어질 것이라는 생각을 하는 주변 사람들 사이에서 마음 잡는 것, 쉬운 일 아니다.
실제로 친구가 데려온 남자가, 남자친구보다 어른스럽게 느껴져서 한동안 흔들렸던 경험도 있다.

 

 

이승기의 데뷔곡 "누난 내 여자니까"
성시경은 그렇게 직설적인 노래가 히트할지 상상도 못했다고 했다는데,
그 노래는 많은 누나들의 마음을 움직인 공이 크고 앞으로도 많이 불려질 것이다.
하지만 나는 개인적으로 맨 뒤에 "너라고 부를께'가 별로여서, 김형중의 "세 살 차이"를 들었을 때가 더 좋았다.

 

나는 이모 조카처럼 보이지 않은 한, 연하남이 더 편하다.

다행히 내가 사귀어본 남자들은 나보다 나이가 들어보였다.
세 살 어린 친구랑 사귀었을 때, 친구들에게 나이 차를 말하고 소개를 시켜준 적이 있는데,
"위로 세 살이었어?"라는 말을 들었으니까... ㅋ

 

어쨌든 나는 독립심이 강한 편이라서 서로 윈윈할 수 있는,
같은 방향을 바라보고 걸어갈 수 있는 관계가 연상녀, 연하남이라고 생각한다.
물론, 오빠나 동갑들의 잔소리나, 내가 받기만을 원하는 그들이 불편한 이유도 있지만,
나이값 못하는 오빠를 사귀느니, 배울 점이 있는 동생을 사귀는 게 더 낫다는 생각이다.

 

연상녀가 뭐든 해주고 싶은 귀여운 연하남을 원하는 경우는 드물다.
위처럼 잘못된 생각을 가지고  '이래서 연상녀가 좋아'라면서 접근하다가 큰 코 다친다.
그냥 마음이 가는 여자가 나이가 나보다 많을 뿐인 것이니, 한 남자로 마음을 표현해야한다.
여자는 가까이서 날 소중하게 챙겨주는 사람에게 마음이 가게 되어 있으니 말이다.
지금 이 순간에도 좋아하는 누나가 있어서 마음 졸이는 연하남들, 힘내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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