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유신이 화랑시절에 자주 가던 기생의 집 앞에서 자신의 애마 목을 쳤다는 일화는 꽤 유명하다.
그는 어머니에게 호된 꾸중을 듣고 그곳에 발길을 끊었다. 그 후, 다른 곳에서 한 잔하고 귀가하는 중에 졸았는데,
그의 애마가 자신을 기생의 집 앞으로 데리고 갔기 때문에, 주인의 의중을 모르는 말이라며 목을 친 것이다.
어린 시절 이 일화를 위인전으로 읽었을 때, 김유신이 무슨 미친 사람인지 알았다.
자기가 기생 집에 자주 들락거린 게 문제지, 머리 좋은 말에게 무슨 죄가 있다고...
이 일화를 통해, 김유신은 자신의 결심을 행동에 옮기고 마는 강한 절개를 가졌다고 포장되어 있으나,
어머니에게 혼났다고 사랑하는 여인과 헤어진 것도 모자라, 그녀에게 못볼 꼴을 보여준 잔인한 사람일 뿐이다.
삐뚤어진 그의 생각이나 행동은, 당나라와 연합해서 백제와 싸운 황산벌 전투까지 이어진다.
자신의 생각과 달리 백제의 계백에게 계속 패하자, 또 잔인한 생각을 하게 된다.
바로, 관창을 비롯한 젊디젊은 화랑들을 한 명씩 백제군에게 보내는 것이었다.
그게 신라군의 사기를 북돋아 전쟁을 승리로 이끌었다는 것은 사실이다. 전쟁인데 수단방법을 가리겠는가?
이것 역시 노블리스 오블리제라고 포장되어 있으나, 일본의 가미가제 특공대와 큰 차이가 없는 것 같다.
아니, 오히려 더 한 것일지도 모르겠다. 같은 민족끼리 그랬던 거니까.
계백도 처자식을 죽이고 나왔다며 김유신을 옹호할 수도 있다.
하지만 계백은 스스로 그렇게 한 것이고, 화랑들은 김유신 무리에게 떠밀린 것이라는 큰 차이가 있다.
화랑들이 스스로 용맹스럽게 출전한 것을 깎아내리는 것이라 할 수도 있다.
그러나 전쟁 때 학도병을 모집하는 이유 중에 하나가, 물불 안가리고 뛰어들기 때문이라는 말이 있는데,
그 어린 사람들에게 잘못된 애국심을 심어, 귀한 목숨을 버리게 한, 어른들이 정말 나쁜 거다.
김유신은 신라의 영웅이며, 지금까지도 우리나라에서 위인으로 인정받는다.
하지만 그것은 역사가 승리자에 의해 쓰여지기 때문이지, 그가 진정한 위인이라고 생각하지는 않는다.
다른 나라와 연합해서 같은 민족(고구려, 백제)을 멸망시킨 것에서 통일의 의미를 찾을 필요도 없다.
정말 부끄러운 역사일 뿐이다.
그러나 어이없는 것은 지금도 그러한 일들이 반복되고 있다는 것이다.
선거와 상관없다며, 육영수 여사 생가 방문 행사를 기획하고, 그녀의 영화를 제작한다는 게...
지금 현실에서 흘러나오는 이야기라는 게 정말 믿기 어렵다.
한은정은 무슨 생각으로 그 역할을 수락했을까?
없던 지역감정도 생기게 만드는 이 나라. 정말 대단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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